
트럼프의 철강, 알루미늄 관세로 미국이 얻는 것과 중국이 잃는 것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는 단순한 보호무역 조치를 넘어 글로벌 무역 환경과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이다. 이 조치로 인해 미국은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반면, 중국은 직접적인 손해보다 간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얻는 것
1. 정치적 이득: 제조업 기반 유권자들의 지지 확보
철강·알루미늄 산업은 미국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의 핵심 산업이며, 이 지역은 대선에서 중요한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를 포함하고 있다. 관세 부과는 ‘미국 제조업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이 지역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 국내 철강·알루미늄 산업 보호
관세가 부과되면 해외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미국 내 생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게 된다. 미국 내 철강업체(예: US Steel, Nucor)와 알루미늄 업체들은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며, 일자리 창출 효과도 일부 기대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통해 ‘미국 산업 부흥’이라는 내러티브를 강화할 수 있다.
3. 중국의 우회 수출 차단 및 공급망 개편 유도
이전까지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은 캐나다, 멕시코 등 제3국을 경유해 미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조치를 통해 중국이 제3국을 활용하는 우회 수출 경로를 차단하고, 미국 시장을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지 않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특정 국가들과 무역협정 재협상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4. 대중 무역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 확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관세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가 부담이 되면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기술 이전, 보조금 지급 문제 등에서 양보를 강요받을 수 있다.
중국이 잃는 것
1. 우회 수출 차단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
중국은 현재 세계 철강·알루미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 대한 직접 수출은 이미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다만, 중국산 제품이 제3국을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우회 경로가 차단되면, 중국 제품들은 유럽, 동남아 등 다른 시장에서 더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철강·알루미늄 가격 하락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 기업들의 마진 감소 및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2. 공급 과잉으로 인한 내부 경제적 압박
미국이 중국산 제품의 유입을 막으면, 중국 철강·알루미늄 업계는 과잉 생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수 소비를 확대하거나, 다른 시장을 개척해야 하지만, 글로벌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면 산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중국 내 철강·알루미늄 업계에 대한 정부 보조금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3.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입지 약화
미국의 동맹국들(캐나다, 멕시코, 한국, 일본 등)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인해 중국산 제품을 계속 수입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압박이 심해질 경우, 이들 국가들이 중국 대신 다른 국가(예: 인도, 베트남, 터키 등)에서 철강·알루미늄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국의 글로벌 철강·알루미늄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4.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추가적인 무역 장벽을 세우면, 중국은 다른 분야(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에서도 유사한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이 조치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며, 중국이 향후 무역 협정에서 더 많은 양보를 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